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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트럼프, 코로나19 치명적 위협 알고도 은폐"…우드워드 신간서 폭로

2020.0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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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밥 우드워드 신간 <격노> 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이 미국에 본격적으로 퍼지기 전부터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스스로 밝혔던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곧 종식될 것처럼 공언해 왔지만 코로나19가 공기로 전파되기 때문에 전염력이 매우 높고 독감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와 CNN방송 등 미국 언론은 9일(현지시간)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다음주 정식 발간하는 신간 <격노>의 원고 내용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잘못 판단한 게 아니라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위험성을 은폐하고 속였다는 것이다.

우드워드는 지난해 12월 5일부터 지난 7월 21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18차례 직접 인터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동의 하에 인터뷰 내용을 녹음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음성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7일 인터뷰에서 “이것은 치명적인 것”이라면서 그가 공개적으로 말한 것보다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하다고 털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공기를 호흡하는데 이것(바이러스)가 이동하는 방식이다”라면서 “이건 아주 까다롭고, 어려운 것이다. 또한 격렬한 독감보다도 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에서 코로나19에 관해 말한 사실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보다 약 열흘 전인 1월 2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코로나19에 대해 “대통령 임기 중 가장 큰 국가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것은 가장 힘든 일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매슈 포틴저 당시 부보좌관도 세계적으로 약 5000만명을 숨지게 한 1918년의 이른바 ‘스페인 독감’과 똑같은 수준의 보건 비상사태에 직면한 것이 명백하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미국에서는 1월 26일 워싱턴주에서 코로나19 첫번째 환자가 보고됐고, 2월 29일 첫 사망자가 나왔다. 미국은 1월 3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중국을 여행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19일 인터뷰에서 “나는 아직도 이걸 폄하하고 있다”면서 “왜냐하면 극심한 공포를 조성하지 않기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오늘과 어제, 놀라운 사실이 몇 가지 나왔다”면서 “나이 든 사람만이 아니다. 젊은이들도 많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젊은 층의 감염 위협을 인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5일 인터뷰에서 “끔찍한 일이다. 믿을 수 없다”고 말했고, 4월 13일에는 “이건 너무 쉽게 전염될 수 있다. 당신은 믿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직전인 4월 3일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자발적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면서도 자신은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곧 사라질 것이라는 장담도 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에서 5월 인터뷰에서 ‘1월 28일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코로나19가 대통령 임기중 가장 큰 국가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기억하느냐’는 우드워드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수차례 부인하면서도 “그가 말했는지 확실치 않다”고 얼버무리는 음성 녹음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21일 마지막 인터뷰에선 “이 바이러스는 나와 아무 상관이 없다. 내 잘못이 아니다. 중국이 그 망할 바이러스를 나가도록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 책 폭로 내용에 대해 자신은 국민을 공포로 내몰고 싶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나는 이 나라의 치어리더이고 우리 나라를 사랑한다”면서 “사람들을 겁먹게 하고 싶지 않고 패닉을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놀라운 일을 해왔다”면서 “우리가 한 일을 하지 않았다면 수백만 명이 죽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자신의 발언을 부인하기 보다는 공포심 확신을 막기 위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냈다고 항변한 것이다.

우드워드는 책에서 “트럼프는 한번도 연방정부를 최대한 동원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끊임없이 문제들을 각 주로 떠넘기려는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날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36만명, 사망자는 19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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